예문에듀/단행본
정말, 이대로 세상 밖으로 나서도 되는 걸까?
불확실한 것투성이로 가득한 젊은 날의 초상화
현대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로 자리매김한
아오야마 나나에의 매력적인 출세작이자 제13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국내 초역, 미발표 단편 <출발>도 수록
일상 속의 미묘한 변화와 성장의 순간을 산뜻한 수채화처럼 절제된 문체로 투명하게 포착해 냄으로써 제13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아오야마 나나에의 장편소설 《혼자 있기 좋은 날》이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을 수상한 이영미 번역가의 번역으로 재출간되었다. 《혼자 있기 좋은 날》은 수상 당시 만 23세에 불과했던 작가의 나이와 이시카와 신타로와 무라카미 류를 위시한 심사위원들에게 “진정한 조숙함”을 느끼게 한다는 심사평의 대조로,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정교한 구성과 깊이가 느껴지는 문제의식으로 일본 현대 문학계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의 탄생을 알린 《혼자 있기 좋은 날》은 이번 재출간을 계기로 미발표 단편 <출발>도 함께 수록하여, 한국의 독자들에게 뜻 깊은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스무 살 아가씨와 일흔한 살 할머니의 갑작스런 동거생활!
천차만별의 두 사람이 함께한 한 해의 기록
그리고 인생에 한 번쯤은 꼭 필요한, ‘혼자 있기 좋은 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맞은 첫 번째 봄, 주인공 지즈는 엄마의 중국 전근을 기회로 도시 생활에 막연한 동경을 품은 채 도쿄로 상경한다. 스무 살 지즈가 얹혀살게 된 것은 일흔한 살의 먼 친척 긴코 할머니의 집이다. 오십 년의 나이 차이만큼 두 사람의 성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고양이 두 마리와 수십 마리의 고양이 초상화로 가득한 전철역 근처 작은 단독주택에서 두 사람은 기묘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전철역을 마주 보고 있으면서도 뱅글뱅글 돌아 다녀야 하는 집, 정돈이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마당, 밋밋하고 싱거운 할머니의 반찬, 장거리 연애가 되자 점점 태도가 차가워져 가는 남자 친구, 대학 진학을 강요하는 엄마 등 도쿄에서 새 생활은 시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코 할머니와 보내는 소박하고 안정된 생활은 지즈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어 주었다. 무엇으로도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불안과 허무를 이겨 낼 수 있게 해 준 것은 바로 긴코 할머니와의 일상이었다. 지즈는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저축을 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하며, 자신만의 삶을 꾸려 나간다. 커다란 사건 사고나 눈에 띄게 확연한 변화 없이, 긴코 할머니가 만들어 준 반찬처럼 밋밋하고 싱거운 일상을 거름으로 삼아 조금씩 성장해 가는 지즈. 그녀의 모습을 통해 막연하고도 거대한 불안에 떨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이건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저건 저렇게 되면 어떨까? 이런 맥없는 생각들을 종종 합니다. 대개는 의식하지 않고, 가끔은 의식적으로. 글을 쓰다 보면 ‘힘들어, 더 이상은 못하겠어’ 같은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 벽을 맞닥뜨리는 일도 더 많아지겠지요. 도망치거나 돌아가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런 배배 꼬인 샛길을 가는 중에 무언가 멋진 물건을 발견해 주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주운 물건을 들고 다시 벽으로 돌아가 그 벽을 당당히 마주하고 구멍을 뚫기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쿠타가와상 수상 소감 중에서
작가의 수상 소감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작품은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스무 살 청춘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용기를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불안과 허무와 싸우고, 사랑과 이별에 힘들어하며 앞으로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릴 이 시대 젊은 세대들에게 지즈의 이야기는 또래가 전하는 잔잔한 안부 인사처럼 외로움과 싸울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고단한 정신을 환하게 밝히는 긍정의 미학,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자문하는 청춘들에게
불안과 허무 너머의 자그마한 용기를 건네다!
스무 살 지즈는 얼핏 보면 평범한, 막 성인의 범주에 진입한 이십 대 아가씨다. 아르바이트를 해 매달 조금씩이지만 저축도 하고, 남자 친구도 사귀고, ‘미피’ 캐릭터를 좋아한다. 비록 대학에 가지는 않았지만, 지방에서 도쿄로 상경해 친척 할머니의 집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그녀의 몸속 가득 끈적끈적 응어리진 고독과 허무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일흔한 살의 긴코 할머니보다 회의와 불신으로 가득하다. 유일하게 의지해 왔던 엄마와는 미묘하게 사이가 어긋나고 있고, 한 번의 이별을 겪은 뒤 새로 사귀게 된 남자 친구와의 관계도 얼마 안 가 어그러질 것 같은 예감에 하루하루가 지치고 지겨울 뿐이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의지가 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그리 빨리 자신의 곁을 떠나는지.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불안은 그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빨리 노인이 되어 버리고 싶다고, 생을 빨리 끝내 버리고 싶다고, 막 스무 살을 맞은 청춘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체념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조그만 위로를 선사하는 것은 집 안에서 전철을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들을 바라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서 슬쩍해 신발 상자 속에 모아 두었던 소소한 잡동사니들을 꺼내 가만히 응시하는 시간이다. 세상에 홀로 남아 부유하듯, 유대를 잃어버린 그녀의 곁을 지키는 것은 그녀를 떠난 사람들의 흔적들이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상자들을 꺼내 들척이며 그리움에 젖어들곤 했다. 그리고 그 물건의 옛 주인과 나의 관계를 떠올리며 애달파하기도 하고 혼자 웃기도 한다. 그중 뭔가를 손 위에 올려놓으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한 차례 추억을 만끽한 후에는 좀도둑, 의지박약, 찌질이라고 스스로에게 욕을 퍼부으며 자기혐오에 빠져본다. 그럴 때마다 한 꺼풀씩 두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혼자가 되어 보고 싶은 기분이란 어떤 기분일까? 과연 혼자가 되어도 괜찮을까? 긴코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일 년 동안 지즈는 자신 속에 자리한 수많은 불안들을 마주한다.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도,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어색할 정도로 외로움에 익숙했던 지즈에게, 혼자가 되어 보고 싶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긴코 할머니와 함께 보낸 일 년의 시간이다. 무심하게 보여도 결코 곁을 떠나지 않는 존재로 인해 오랫동안 외면하고 모른 척해 온 자립의 시간을 드디어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딱히 나갈 것까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혼자가 되어 보고 싶은 이 기분을 무시하면, 나는 언제까지고 이곳에 눌러앉아 아무것도 모른 채 일생을 마치게 될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겹게 통과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위로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지즈에게는 긴코 할머니와 함께 잔잔하고 평화롭게 지낸 일 년이야말로 한 꺼풀 두꺼워지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지즈의 성장은 무턱대고 열심히 살 것을 강요당하는 현실에 지쳐 삶의 방향성을 상실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수동적 고독이 아닌 능동적 자립, ‘진짜’ 홀로서기의 의미와 가치를 전한다.
현실적인 소재로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 내다!
담백한 롱 테이크에 담긴 우리들의 자화상
소설의 구성은 다소 평범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새로운 봄 ……. 두 여성이 보내는 약 일 년간의 일상을 담아 낸 이야기는 흡사 롱 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영화를 보는 듯하다. 세밀한 관찰력, 표현의 정확성,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리얼리티까지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딱지를 떼고 보더라도, 작가 아오야마 나나에는 자못 간단한 플롯 안에 특유의 담담함으로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훌륭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스무 살 여주인공의 시종일관 억제된 감정이 잔잔한 슬픔을 더듬어 연주하는 듯하다. 읽고 나면 조금 늘어지는 듯한 소설의 흐름이 청춘의 나른한 생명력을 표현하는 리듬으로 변한다.
―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중에서
이시카와 신타로, 무라카미 류를 비롯하여 많은 심사위원들이 극찬했던 작품이니만큼, 이 작품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련에 맞서는 끈기와 타자를 존중하는 성실함을 갖추고 있다. 또한 그 핵심에는 현대 소설로서 더없이 귀중한, 긍정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모든 것이 암울하기만 했던 이십 대의 첫 번째 봄과 달리 지즈가 도쿄에서 두 번째 맞는 봄이 희망을 품고 있듯.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독자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또 다른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나는 어릴 때부터 손버릇이 나빴다.
그렇긴 해도 가게에서 파는 물건을 훔칠 만한 용기는 없어서 대개는 주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소한 물건을 노려서 수집품에 보태 가는 게 어린 마음에도 나름 쾌감이었다. 새로 나온 필통이나 운동화 같은 게 아니라, 지우개나 붓, 클립 등등 딱히 필요도 없는 하찮은 잡동사니들을 모아 왔다. 기념사진을 찍는 기분으로 마룻바닥에 떨어져 있거나 책상 위에 방치되어 있는 자잘한 물건들을 교복 주머니 속에 몰래 감췄다. 훔치는 게 아니라 회수하는 것뿐이라고 자기 정당화를 해 가며 죄책감을 떨쳐 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게 쾌감을 한층 더 높여 주었다. 그와 동시에 왜 다들 그렇게 부주의한지 화가 나기까지 했다. ― 41~42pp)
“그 사람은 말이야, 다정하고 키가 크고 눈이 아주 부리부리한, 좋은 사람이었어. 대만에서 온 사람인데, 일본어도 잘했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다들 반대했고, 얼마 안 지나 그 사람은 자기 나라로 가 버렸지. 그때는 참 많이도 울었어. 세상이 다 싫어져서 평생 동안의 미움을 그때 다 써 버린 기분이었지.”
“평생 동안의 미움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죠?”
“난 이제 아무것도 미워하지 않아.”
“어떻게 다 써 버렸어요?”
“잊어버렸지.”
“난 지금 허무함을 다 써 버리고 싶어요. 노인이 됐을 때 허무하지 않게.” ― 56~57pp.
“뭐라고 해야 좋을까 ……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제대로 좀 해.”
네네, 하고 고개를 끄덕인 나는 로비 구석에 있는 간식 코너로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대로 하라는 건 무슨 뜻일까. 학교에 다니거나 회사에 근무하는 걸 말하는 걸까. 엄마도 명확한 말로 표현하긴 힘들었을 테지만, 그렇게 막연하게 얼버무리면 오히려 더 본질을 간파당한 것 같아서 짜증스러웠다. 자, 그럼 정작 그런 본인은 어떠냐고 반문하고 싶어졌다. ― 86~87pp.
같은 피가 흐른다고 해서 마음까지 닮을 리 없다.
나는 사춘기 때부터 엄마의 생기발랄함이나 허물없는 붙임성이 싫었다. 이해해 주지 않는 것보다 이해해 주는 게 왠지 모르게 더 싫었다. 둘만의 생활에서 갑갑함을 느끼게 하지 않으려고 친구 같은 엄마를 목표로 삼았을 테지만, 피로와 세상 이목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없었던 엄마가 이도 저도 아니게 어중간해서 창피했다. ― 89p.
쫓을 것도 없고, 하나같이 다 떠나 버리는 것 같은데도 내 마음은 왠지 초조했다.
피아노를 때려 부술 듯이 마구잡이로 두들기고 싶다.
서랍장 안에 든 옷을 모조리 태워 버리고 싶다.
반지든 목걸이든 빌딩 꼭대기에서 마구 내던져 버리고 싶다.
담배를 한꺼번에 열 개비쯤 피우고 싶다.
그렇게 하면 다 떨쳐 낼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생활 같은 건 내게는 언제까지나 불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손에 넣었다가 내던지고, 내던져지고, 정작 내던지고 싶은 것은 언제까지고 떨쳐 내지 못해서 내 인생은 온통 그런 것들로만 이뤄져 있다. ― 136p.
“할머니.”
“왜?”
“나, 이대로도 괜찮을까요?”
긴코 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요한 시선이 내 얼굴과 어깨, 가슴과 다리 위로 붓질하듯이 차례대로 움직였다. 시선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옅게 색이 입혀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똑같은 질문을 했다.
“글쎄, 알 수 없지.”
긴코 씨가 살며시 미소를 짓더니, 몸을 뒤척이며 돌아누워 버렸다.
“할머니, 세상 밖은 험난하겠죠? 나 같은 건 금세 뒤처지고 말겠죠?”
“세상에 안이고 밖이고 하는 건 없어. 이 세상은 하나뿐이야.”
긴코 씨가 딱 잘라 말했다.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긴코 씨를 나는 처음 보았다. 그 말을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곱씹자, 내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무력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 168~169pp.
“난 여기가 좋아, 이 장소. 세계 속의 일본, 일본의 중심인 도쿄, 도쿄의 중심인 신주쿠, 신주쿠 중심의 중심인 것 같은 느낌이라서.”
여자가 담배를 빨아들일 때마다 입에 문 담배 끄트머리에서 조그만 오렌지색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했다. 내 담배 끄트머리에서도, 사람들의 담배 끄트머리에서도 조그만 오렌지색이 점멸했다. 저 멀리 보이는 고층 빌딩 곳곳에 붙은 항공 장해등은 부르는 소리에 대답이라도 하듯 껌벅껌벅 붉게 점멸했다.
일본의 중심인 도쿄, 도쿄의 중심인 신주쿠, 그 신주쿠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지금 깨달았다. ― 208p.
< 아쿠타가와상 심사평 >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허무감에 깃든 고독을
결코 심각하지 않게, 어디까지나 가볍게 그리고 있다!
최근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흉흉한 사건들을 보고 있자면 평화가 낳은 악영향이랄까, 인간이 자아를 훼손당한 채 살아가는 반체제의 상실이 느껴진다. 전쟁, 생명 경시 풍조, 빈곤, 거대 사상의 소멸 등의 풍조는 거꾸로 인간을 소외시키고, 유대를 빼앗고, 개개인을 미약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특히 대도시에서의 삶은 더욱 그렇다. 아오야마 나나에의 작품은 그런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허무감에 깃든 고독을 결코 심각하지 않게, 어디까지나 가볍게 그리고 있다.
― 이시하라 신타로(소설가, 정치가)
읽는 도중 후보작이란 사실을 잊고 소설 속 세계로 빠져들었다.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에는 대화에 리얼리티가 있다고 느끼는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작가의 관찰력이랄까 시선의 정확성에 기분 좋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관찰을 ‘의식적으로’ 설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문득 떠오른 것을 직감적으로 적어내려 갔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시선을 부지런히 갈고닦아 투명하게 만듦으로써 보다 깊은 본질을 다룰 수 있다.
― 무라카미 류(소설가)
젊은 여성의 끈적끈적 응어리진 고독감을 그려, 애달프다. 관념적인 소설은 아니고, 일상 속에서 양질의 감각장치를 펼쳐야만 포착할 수 있는 것들을 자연스레 다루고 있어 작가의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사계절을 따라 여성의 변화를 그리는 수법 등이 설명적이지 않고 주인공의 외로움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 다카기 노부코(소설가)
스무 살 여주인공의 시종일관 억제된 감정이 잔잔한 슬픔을 더듬어 연주하는 듯하다. 읽고 나면 조금 늘어지는 듯한 소설의 흐름이 청춘의 나른한 생명력을 표현하는 리듬으로 변한다.
― 미야모토 테루(소설가)
차분하게 쓰인 소설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을 확실하게 응시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의 나이가 굉장히 어리지만, 젊음을 도취되어 뽐내는 듯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이 작가에게 진정한 조숙함을 느꼈다. 또한 이 소설은 헛된 부분이 없다. 소설은 표현하는 것이지 쓸데없이 설명을 늘어놓아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작가이다.
― 고노 다에코(소설가)
< 이 책에 대한 일본 독자 리뷰 >
담담하게 자신의 눈과 발로 살아갈 장소를 찾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이라 느꼈다!
지금까지 읽었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나이나 직업, 사고방식 등 나와 같은 점이 없는데도, 왠지 주인공의 모습이 꼭 나를 닮았다고 느꼈다. 이 작품의 나른한 분위기를 즐기며 읽었는데,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 다 읽고 나서는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에 지친 젊은 세대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こちぼ) 중
특별한 사건도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을 주의 깊게 그려내 공감할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몰라 아무리 화가 나도 안에서 삭이고 삭이다 결국엔 자기 혼자 납득하고 제멋대로 결론을 내버린다. 문제가 복잡해질 것 같으면 미리 피해버린다. 사회 경험이 적어 시행착오를 일삼는 게 당연한데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고, 아직 좁은 인간관계에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어떤 일에도 지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담담하게 자신의 눈과 발로 살아갈 장소를 찾고자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굉장히 현실적이라 느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eri) 중
흔하디흔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사소한 문제가 있는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같이 살게 된 할머니와 교감하며 성장한다는 식의 줄거리는 넘쳐나고 어찌 보면 재미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읽다 보면 묘하게 매력적이다. 일흔 살 할머니와 스무 살 여자아이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가 이렇게 매력적인 소설은 흔하지 않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アーリー) 중
이 소설에 대한 감상을 쓰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등장인물이나 줄거리 등에 딱히 눈에 띌 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어차피 마지막에는 교훈적으로 끝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 기상천외한 스토리나 신선한 테마가 있어야만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like_a_butterfly) 중
주인공과 나이가 같다는 점만으로도 공감 가는 장면이 많아, 읽는 도중 여러 번 눈물지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てら) 중
< 이 책에 대한 한국 독자 리뷰 >
‘혼자’가 되고 싶다는 건 뭘까. 그동안 말로 잘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로소 찾게 된 기분이었다.
미래가 없어도 끝이 보여도 어쨌든 시작하는 건 자유다, 라고 외치는 주인공 즈즈의 관계에 대한 상처와 치유, 회복을 담담하게 그린 《혼자 있기 좋은 날》을 즐기는 이들에게 ‘혼자 있기 좋은 날’에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교보문고 독자 리뷰(ID_gi**amo) 중
‘혼자’가 되고 싶다는 건 뭘까. 그동안 말로 잘 정리할 수 없었던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비로소 찾게 된 기분이었다. 아, 지즈가 ‘홀로’이고자 긴코 씨를 떠나는 것은 ‘혼자’로서 타인과 ‘관계’하기 위해 세상에 발을 딛는 거구나, 하고. 내가 진정 ‘혼자 있기 좋은 날’을 맞이하기 위해선 전철처럼 스쳐 지나가도 다시 찾아오는 타인을 기다리고, 맞이하고, 타거나 내리고, 보내야만 하는 것이라고. ― 예스24 독자 리뷰(ID_주원) 중
현대의 가정과 가족, 사회상을 잘 담고 있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조용하게 그 이야기를 담아내는 혼자 있기 좋은 날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각할 거리와 여운을 남겼다.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려운 법.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고,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는 그 과정. 지즈는 그 첫발을 떼기가 두려웠지만, 누구나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지즈의 용기 있는 한걸음에 용기를 얻어 또 다른 한발을 내딛는 독자들도 많지 않을까. ― 예스24 독자 리뷰(ID_스즈야) 중
책에게 마음 속 말을 들켜 버린 것 같은 때가 있다. 들키기 싫었던 마음을 어찌 알고 책이 답을 해 주는 순간, 너무 쉽게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다가도 이내 안정이 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 책을 덮으며 왠지 내가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 괜찮아, 세상엔 안도 없고 바깥도 없어. 그러니 네 힘껏 살아 봐도 돼, 하는 따뜻한 마음의 위로. ― 알라딘 독자 리뷰(ID_앨리스) 중
예전부터 혼자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오야마 나나에의 <혼자 있기 좋은 날>을 읽고 나서 내가 진정으로 혼자가 되기 위해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았던 사람들과 끊임없이 헤어지고 또 다시 새로운-그러나 영원하지 않을-관계를 맺고, 결국 자기 자신만을 믿을 수밖에 없는 어지러운 삶. 지즈는 그런 삶 속에서 누구에게 칭얼대거나 위로받으려 하지 않고 현실 속으로 계속 발을 내디딘다. 무심한 듯한 그 용기에 새삼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 알라딘 독자 리뷰(ID_김토끼) 중
■ 혼자 있기 좋은 날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봄의 문턱
■ 출발
작품 해설(노자키 간)
옮긴이의 말(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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