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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유카(김난주 옮김)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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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_ 무라야마 유카 (村山 由佳)
196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릿쿄대학교 일본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91년 《생명의 노래》로 환경동화콩쿠르 대상을, 1993년 《천사의 알 天使の卵》로 제6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다.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에서 200만 부 이상 판매된 초대형 베스트셀러 《맛있는 커피 끓이는 법 おいしいコ-ヒ-のいれ方》 시리즈를 출간하였고, 2003년에 《별을 담은 배 星々の舟》로 제129회 나오키상을, 2009년 《더블 판타지 ダブル·ファンタジ-》로 제4회 중앙공론문예상과 제16회 시마세 연애문학상, 제22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하며, 현재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는 여류 작가 중 하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옮긴이_ 김난주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쇼와여자대학교에서 일본 근대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쓰마여자대학교와 도쿄대학교에서 일본 근대 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별을 담은 배》 《꽃밥》 《어깨 너머의 연인》을 비롯해 《창가의 토토》《키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좌안》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불륜과 남미》 《반짝반짝 빛나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 《냉정과 열정 사이》 《오 해피데이》 《하드 보일드 하드 럭》 《겐지 이야기》 《모래의 여자》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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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27417002 03830
페이지수 5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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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친구들의 따돌림 …… 
계속되는 시련에 상처 입은 영혼은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별을 담은 배》를 잇는 또 하나의 감동 대작,
‘제129회 나오키상’ 수상작가 무라야마 유카가 그리는 진정한 자유!
김난주 번역가의 손을 거친 깊은 감동과 공감

《별을 담은 배》로 제129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한 손에 거머쥐며,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떠오른 무라야마 유카의 또 하나의 대표작 《날개》가 김난주 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국내 독자들을 찾는다. 《날개》는 뉴욕에서 루트 66, 애리조나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자살, 어머니의 학대, 학교에서의 따돌림 등 자신을 옭죄고 있던 온갖 굴레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기까지, 등장인물들의 지난한 여정을 담고 있다. 무라야마 유카는 이 작품을 통해 아동 학대, 인종 차별, 총기 사고, 사이비 종교 등 현대의 다양한 고질적 사회문제도 함께 다루며 전 세계 독자의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벗어날 수 없는 엄마의 저주, “너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모두 불행해진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사랑을 모르는 어른이 되는 것일까?


다른 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거대 도시 뉴욕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날개》의 주인공, 시노자키 마후유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심한 거부감이 있다. 친구는 물론이고 그녀의 다정한 연인, 랠리에게도 속내를 내비치는 일이 없다. 그런 이면에는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어머니에게 학대당했던 과거가 존재한다. 우연히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했을 뿐인데, 어머니는 그 이후 집안의 몰락마저 어린 딸의 탓으로 돌리고,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녀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그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언제나 닫혀 있다. 한없이 불행하기만 했던 일본에서의 삶,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불합리한 환경에 벗어났어도 그녀는 절대로 어머니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랑을 받아 본 적 없는 과거 때문에 그녀는 한 줄기 빛과 같은 연인의 고백에도 무작정 기뻐할 수 없다.
굉장히 좋아한다. 왜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일까. 왜 랠리는 ‘사랑한다’고 말한 후에, 반응을 살피듯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일까. 이유는 물론 알고 있다. 그는 ‘나도’라는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란 어차피 말일 뿐이다. 그런 말을 하든 안 하든, 그에게 품고 있는 감정 자체가 달리 변하는 것은 아니다.


마후유는 조금 답답해졌다. 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상대가 그 말을 듣고 기뻐한다면,
그냥 말해 버리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풀릴 텐데 그러지 못하는 어정쩡한 자신이 답답해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마치 고행하듯 힘겨운 삶을 살아온 마후유는 랠리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사랑을 믿지 않던 그녀가 자신을 찾아온 사랑을 받아들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 그때, 그녀의 인생을 바꿀 큰 사건이 벌어져 그녀의 마음은 다시 한 번 산산조각 난다. 끝도 없이 그녀를 덮치는 불행의 격랑 속에서 그녀의 아스라한 행복은 쉬이 흩어져 버릴 뿐이다.
하지만 오르기 힘든 오르막 뒤에는 편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아픈 기억으로 가득했던 삶은 그녀를 단련시켰고, 보석과도 같은 결과물을 선물한다. 분노와 좌절 속으로 침잠해 버릴 수 있었던 매일 매일을 깨달음을 통해 마침내 새 출발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마후유는 기나긴 고통을 결국 정신적 독립과 자유로 승화시킨 것이다. 삶의 희생자임과 동시에 해방자이기도 한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타협하고, 사랑하기 시작한다. 결연한 의지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마친 그녀는, 과연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 날아오를 수 있을까?


살아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 ……
가슴 뭉클한 사랑을 얘기하지만, 단순한 연애 소설이길 거부한다!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을 무대로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


아무리 큰 불행이 우리를 덮쳐도 우리의 인생은 흘러간다. 그 누구도 슬픔과 좌절 속에 고립된 불변의 존재일 수는 없으며, 수많은 사건사고와 그로 인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길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만들어 낸다. 물론 이 소설에는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 세계 전반에 흐르는 ‘사랑’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지만, 마후유라는 한 여성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낸 이 작품의 메시지는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다. 마치 우리들 인생이 그렇듯이.

이 웅장하고 스케일이 큰 소설에는 현대 최고의 도시 뉴욕에서 거친 애리조나의 황야를 오가는 광활한 무대가 있고, 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가 있고, 미국이 안고 있는 인종 문제가 있고, 지금도 인간의 고결한 영혼을 존중하는 인디언들의 경구가 있으며, 인간을 한없이 품는 대자연이라는 어머니가 있다.


또한 가족 간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외로움과 질투와 갈증에 허덕이는 한 가족의 드라마가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심오한 질문이 있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옮긴이의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이 작품은 연애뿐만이 아니라 가족애, 우정, 증오, 정신적 상처, 그리고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이를 테면 인종 차별이나 아동 학대 등 다양한 이야기를 견고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정체성을 상실한 이방인들이 문화 충돌이나 차별 문제를 겪는 장면에서는 사실적이고도 복잡한 인생 드라마가 펼쳐져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맛이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여러 사건을 치러 내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발견한다. 이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독자들에게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심오하고도 무거운 문제를 제기한다.


사람은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은 될 수 없다.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심하게 여기지 않고, 똑바로 마주할 수 있을 때에야 진정한 자신의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소
설의 주인공 마후유가 얻은 해답은, 작열하는 태양 아래 황야에서 나 자신이 굳게 다진 각오이기도 하다. 

― 저자 무라야마 유카 인터뷰 중에서


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질문이다. 무라야마 유카는 이 작품을 준비하며, 미국 16개 주를 자동차로 횡단하면서 자신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어야만 인생이라는 거대한 폭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작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순수한 삶의 방식, 자신 속의 ‘진실’을 마주할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혹은 한 편의 옛이야기처럼
인생이란 끝없는 불행에 지친 독자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지혜와 철학


무라야마 유카는 자타공인 일본 문단 제일의 청춘소설, 연애소설을 보장하는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컬러풀한 유화처럼 생동감있고 다채롭다.《날개》역시 그런 무라야마 유카표 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배반하지 않는다. 일본인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작품의 배경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의 수도 뉴욕에서 시작해 루트 66을 거쳐 그랜드 캐니언 스테이트, 애리조나까지 다양한 풍경이 웅장한 풍경화처럼 펼쳐져, 독자들을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이 책은 무라야마 유카 문학의 정점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수작이다.”     
 
- 이케가미 후유키의 <작품 해설> 중에서


이 작품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는, 작품 속에 간간히 등장하는 나바호 족, 호피 족과 같은 인디언 문화의 정수다. 미 서부의 황량한 사막 안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거칠고 궁핍한 삶을 이어가는 인디언들의 내면은 결코 가난하지 않다. 그들이 살고 있는 풍경도, 그들의 이야기도, 그들의 정신도 모두 아름답고 풍요롭기 그지없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늙은 메디슨 맨의 잠언 역시 하나하나가 전부 인생의 경구로 새기기에 손색없다.   


< 등장인물 소개 >

• 시노자키 마후유(머피) - 뉴욕 대학교 대학원생. 미국 주재원이던 아버지의 권총 자살 이후, 중고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어머니의 학대를 견뎌 내며 자랐다. 뉴욕 대학교 입학을 계기로 다시 미국으로 건너와 연인 랠리를 만난다.
• 로렌스 샌더슨(랠리) - 뉴욕 대학교 교수, 마후유의 연인. 인디언 여인과의 첫 번째 결혼으로 아들 팀을 얻었지만, 부인의 외도로 곧 이혼했다. 첫 결혼의 실패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마후유를 만나며 극복했다.
• 팀 샌더슨 - 랠리의 아들, 백인 아버지와 인디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받은 경험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 데니스 잭슨 - 정신과 의사, 랠리의 친구. 랠리의 부탁으로 연인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마후유의 심리 상담을 맡는다.
• 리처드 샌더슨 - 랠리의 아버지, 애리조나에 위치한 샌더슨 목축회사의 오너. 거침없는 미국인의 개척 정신을 이어받은 탓에 사회적,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으나 정작 가족들과의 유대는 끊어져 버렸다.
• 클레어 샌더슨 - 랠리의 어머니. 창백한 피부에 풍성한 금발을 가진 전형적인 미인으로, 싸늘한 회색빛 눈동자에는 왠지 타인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 일라이자 샌더슨 - 랠리의 여동생. 겉모습만으로도 성격이 드세 보이는 아가씨.
• 마이클 샌더슨 - 랠리의 남동생. 뉴욕으로 떠난 큰형을 대신해 가업인 샌더슨 목축회사의 경영을 돕고 있다.
• 브루스 - 샌더슨 목장의 인디언 목동.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리처드 샌더슨의 신임을 받고 있다. 선글라스 너머의 파란 눈동자에 사연이 담긴 듯하다.
• 우든 레그(나무 다리), 혹은 앵거스 베날리 - 나바호 족의 늙은 장로, 메디슨 맨. 어린 시절 다리를 다쳐 나무 의족을 달게 되어 붙은 이름이다. 나바호 족 구성원 모두에게 두루두루 신뢰를 받고 있는, 진정한 리더다.
• 이글 하트(독수리 심장) - 우든 레그의 외손자.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외할아버지인 우든 레그와 함께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 살게 되었다. 그의 이름 역시 외할아버지가 지어 준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마후유(真冬), 이름이 왠지 춥게 느껴지네.”
그 말이 지금도 귓속에 남아 있다.
아버지가 죽어 보스턴에서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오늘부터 우리와 함께할 새 친구 시노자키 마후유예요.”
편입해 들어간 초등학교의 담임선생이 교단 옆에 그녀를 세워 놓고 소개한 후, 마치 사족을 갖다 붙이듯 그렇게 말했다. 이름이 왠지 춥게 느껴지네.
그녀의 일본말을 이상하게 여긴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에도 “친구끼리 따돌리면 안 되죠. 사이좋게 지내요”라는 말을 염불 외듯 반복할 뿐, 결국 아무것도 해 주지 않은 선생. 둔감해서 그랬지 악의는 없었을 거라고 지금은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물론 그럴 여유 따위는 없었다. 다니기 시작한 첫날부터 마후유는 학교도 일본도 딱 싫어졌다. ― 29p

뉴욕 시티.
처음 이 도시를 봤을 때의 인상을 마후유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거대하고 험준한 산을 연상케 하는 맨해튼의 빌딩들. 햇살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빛나는 유리의 도시.
영화 등에서 보아 익숙한 것과 똑같은 광경이 수백, 아니 수천 배 스케일로 눈앞에 펼쳐졌다. 적어도 열 가지 이상의 인종을 태운 버스가 빌딩 숲 사이로 멀어져 가면 그녀는 자신이 나무 둥치를 기어 다니는 벌레가 된 기분이 들었다. 응축시킨 도쿄를 백배 정도로 확대해 놓은 듯한 도시라고 생각했다.
‘인종의 도가니’ 따위의 말은 이미 고리타분하다. 서로 다른 인종이 쉽게 섞일 리 없으니, 섞이기를 굳이 거부하며 각 민족의 색깔을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탓에 지금은 ‘인종의 샐러드 볼’ 또는 ‘모자이크’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마후유가 매력을 느낀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고, 뉴욕 대학교를 선택한 것도 원래는 사는 환경을 완전히 바꾸고 싶어서였다. 그야말로 일본적인 사고방식, 의리, 교제, 배려, 침묵, 얼버무림, 비아냥 …… 그런 것들을 다 떨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이 도시에서 살면 그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다. ― 55~56p

비는, 좋아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마후유는 생각했다.
비는 평소의 더러운 거리를 아름답게 변모시킨다. 눈에 익은 광장이 불현듯 낯선 표정으로 눈앞에 나타난다. 눈에 거슬리는 배경은 전부 거무칙칙하게 가라앉고 선명한 색감만 떠올라 모든 것의 윤곽이 종이에 번진 잉크처럼 애매해진다. 그렇게 현실감이 사라진 풍경은 열에 시달리며 꾸는 꿈처럼 두서없다. 그런 불안함이 오히려 기분을 차분하게 해 준다.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조국에서 추방된 나그네처럼 불안해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만이 이방인이 아닌 것처럼 여겨져 안도한다. ― 111~112p

“아메리카 원주민 대부분은 아주 먼 옛날, 아시아 대륙에서 얼어붙은 바다를 걸어서 건너왔다고 알려져 있지.”
마리아 야더는 열 명 남짓한 5학년 아이들을 돌아보며 방긋 웃었다.
“물론 백인 학자들은 그렇게 얘기해. 하지만 선생님은 나바호의 창세 신화를 믿는단다. 우리의 조상은 ‘첫 남자’와 ‘첫 여자’, 그리고 코요테들과 함께 땅속에서 솟아 나왔다는 그 얘기 말이야.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떠난 그들의 멀고 먼 여정은, 우리의 할아버지와 또 그 할아버지의 아버지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와 비슷하지 않나 싶어.” ― 323p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생을 마치지.”
노인이 파이프에 불을 붙였다.
“그중에는 주변이 어둠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이도 있지. 언젠가 빛이 비쳐 주기를 그저 묵묵히 기다리는 이도 있고. 하나 …… 물론 다른 방법도 있어. 우리들은—그러려고 생각하면—빛이 비치는 쪽으로 제 발로 갈 수도 있어.” ― 428p

“나무들은 겨울이 되면 모든 잎을 떨어뜨리지. 꽃은 시들고 열매도 다 떨어져. 동물은 겨울잠에 들거나 죽지. 대지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고. 어둡고 춥다고, 마후유는 그래서 싫다고 하는군. 하지만 그것 모두가 뭘 위해서라고 생각하나? 다시 돌아올 봄을 맞이하기 위함이야. 준비를 갖추고, 다시 새싹을 틔우기 위해서지. 새로운 생명을 낳고 키우기 위함이지. 알겠나, 마후유. 봄은 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야. 봄은 겨울에 시작되지. 겨울 없이는 봄도, 여름도 있을 수 없어. 삶은 죽음을 양식으로 삼는다네. 그리고 죽음 또한 삶을 양식으로 삼지. 왜냐, 생명이 탄생할 때, 이미 죽음이 시작되기 때문이야. 알겠나? 모든 것은 돌고 도는 법. …… 마후유는 아직 한참을 더 살아야 하지. 남편의 죽음을 양식으로 살아갈 수도 있을 거야.” ― 432p

“그대의 영혼도 마찬가지지. 마후유, 그대는 힘이 센 날개를 갖고 있는데, 지금은 꽁꽁 묶여 있어. 과감하게 그 속박에서 벗어나도록 해요. 영혼이 날개를 지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차라리 그런 것 없이 어둠 속에 꼼짝 않고 있는 편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애쓰면 괴롭고 힘들 뿐이다, 그런 행위야말로 저 하늘의 달을 따 달라고 떼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그러나 마후유,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얻으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자신의 날개로 날지 않고는 내면 깊은 곳으로 내려가 해답을 찾을 수 없어.” ― 439p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이 될 것인가. 증오에 휘둘리는 인간이 될 것인가.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 불행의 내리막길을 굴러 떨어질 것인가.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나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은 아무 상관이 없어. 그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는 거야.” ― 445p


< 이 책에 대한 일본 독자 리뷰 >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로맨틱하진 않지만, 그래도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내 인생의 교과서로 삼고 싶을 정도로. 

굉장하다. 아동학대, 인종차별 등등 정말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도, 읽는 게 지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상처투성이 주인공 마후유가 용기 있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인생이 그려진 소설이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セレナーデ) 중

어린 시절에 마음속 깊이 상처를 입은 주인공이, 주위의 선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고국인 일본을 버리고 미국이란 새로운 땅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응원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여러 차례 눈물지을 수밖에 없었는데, 마지막까지 그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끝맺는 방식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운해서,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작품이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藍桐) 중

내가 이제까지 읽어 온 무라야마 유카의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 느낀 작품이다. 《천사의 알》만큼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법> 시리즈처럼 로맨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내 인생의 교과서로 삼고 싶을 정도로.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カナ) 중

만남과 이별이 한 사람에게 이렇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지켜야 하는 것을 지켜 내겠다는 굳은 의지, 절망이 빚어내는 미래를 향한 빛, 마음이 여러 번 흔들려 등장인물들의 단 한 줄 대사에도 눈물이 넘쳐흐른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ぷぅ) 중

마음속 민감한 부분을 쿡 찌르는 책이었다. 가슴이 아프다. 애절하다. 하지만 끝까지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상에 매몰되어 감정을 잃어 가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Nyanko) 중


< 이 책에 대한 한국 독자 기대평 >


살아가면서 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다.
마음의 상처들을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기대되네요. 책을 읽으며 독자들의 마음까지 치료해 줄 것 같아요.
― 네이버 독자 리뷰(ID_ansg****) 중

기대한 만큼 스토리텔링이 무척 흥미롭게 전개되는 것과, 아울러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묘사와 배경 상황의 상세한 서술이 돋보입니다.
― 네이버 독자 리뷰(ID_paic****) 중

살아가면서 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고,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가 이후의 삶을 결정하겠죠? 그들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궁금하네요.
― 네이버 독자 리뷰(ID_math****) 중

순식간에 읽어버렸습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강한 주인공이 되길 바라면서.
― 네이버 독자 리뷰(ID_lmo1****) 중

 

할아버지의 가르침

PART 1. 뉴욕
내 이름, 독수리 심장

PART 2. 루트 66
아버지의 피

PART 3. 애리조나
창공을 나는 날개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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